제 20회

2006 인촌상 수상자

 박이문
인문사회문학 박이문 연세대 특별초빙교수 “전북 부안에 있는 인촌의 생가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대저택을 생각했는데 아담한 초가지붕에 삐뚤빼뚤한 기둥과 납작한 초석을 보고 그 주인의 소박하고 겸손한 성품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인촌상 인문사회문학 부문 수상자인 박이문(76) 연세대 특별초빙교수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 교수는 호모 로고스(homo logos)의 표본이다. 지적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이성(로고스)을 절차탁마한 철인이자 언어(로고스)의 세계를 조탁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시인을 꿈꿨습니다. 철학교수가 된 것은 지적 혼돈을 극복하기 위한 지적 방랑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그 오랜 방랑 끝에 ‘철학적 글쓰기’와 ‘시적 글쓰기’의 결합은 불가능하지만 그 꿈마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30여 년간 연구에만 몰두해 서양철학을 정복하고 동양철학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그는 성실히 사유의 궤적을 기록했다. 동시에 문학에 대한 열정을 시로 달래 왔다. 그렇게 해서 56권이나 되는 저서의 목록이 만들어졌다. 그중 상당수가 스테디셀러다.

그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둥지의 철학’을 내후년쯤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다.

“‘둥지의 철학’은 세계를 객관적으로 복사하지 않고 재건축하는 것이 철학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새의 둥지처럼 자연과 문화가 단절되지 않고 연속되게 재구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는 이를 “시가 철학이 되고, 철학이 시를 꿈꾸는 경지”라며 그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행복한 허무주의자’의 미소를 보여 줬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프랑스 철학과 영미 철학에 능통하고 시집을 여러 권 발간하는 등 전인적 지식인상을 구현했다. 동양사상을 서구철학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내는 작품들을 펴냈다.
학력 및 경력 1930년 2월 26일생

1955년 서울대학교 불문과 졸업
1964년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문학박사
1970년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철학박사
1957년 이화여대 전임강사
1970년 미국 시몬스대 교수
1991년 포항공대 교양학부 교수
2002년 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

20회(2006년)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