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회

2013 인촌상 수상자

한상복
인문사회문학 공적보기|수상소감보기 한상복 서울대 명예교수 “아직 편하게 살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잖아요. 당장 내년 학회에서 발표할 자료를 정리하느라 요즘도 바쁘게 지내요.”

올해 만 78세인 한상복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여전히 학문의 길에서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다.

올해 인촌상 인문사회문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한 교수는 ‘한국 인류학의 대부’로 통한다. 미국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뒤 국내에 최초로 인류학을 소개했고 서울대에 인류학과를 개설했다. 한 교수는 2012년 대한민국 학술원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학분야 회원으로 선정됐다.

한 교수는 8월 29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자택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정년퇴임 했지만 아직도 연구 열정이 식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터키,시리아 등 중앙아시아와 중동의 실크로드 길을 매년 답사한 뒤 보고서를 펴냈다.

한 교수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 체험하는 연구방식으로 유명하다. 2011년 펴낸 ‘평창 두메산골 50년’은 외부 문명과 교류가 많지 않은 강원 평창군 오지마을의 1960년 생활 모습과 2010년의 모습을 비교한 연구기록이다. 한 교수는 연구를 위해 1960년에 40일간주민과 함께 지내며 생활방식을 관찰했다. 50년 뒤인 2010년에 다시 마을을 찾아 변화를 관찰했다. 한 교수는 “평창 오지마을의 50년간 변화를 관찰했던 것은 그 마을이 외부 문명과 접촉이 적어 한국의 순수한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연구방법론은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지역연구(Area Studies)’ 분야의 시초가 됐다.

발로 뛰는 연구방법 덕분에 한 교수는 보통 임기가 2년인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을 8년간 지내기도 했다. 이전의 자문위원들은 서적과 보고서로 연구를 했지만 한 교수는 직접 풍토병예방주사를 맞고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 등 현장에 들어가 연구를 진행했다. 한 교수는 “연구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한다는 것이 평소 신념”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물 부족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한 교수는 이미 1980년대 연구를 시작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는 인류학 분야에서 물 부족과 기후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뜻 깊은 상을 수상하게 된 만큼 남은 일생도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1960년대까지 국내에서 학문적 존재 의미를 인정받지 못했던 인류학을 사회학의 이론적 기초 위에서 논리적으로 정립하는 데 앞장섰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1975년 설립해 초대 학과장을 맡았고 38년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하버드-옌칭연구소 연구원, 서울대 인구 및 발전문제연구소장,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초대 소장, 미국 스탠퍼드대 객원교수,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장,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대표위원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Korean Fishermen’, ‘평창 두메산골 50년’ 등을 집필했고 한국문화인류학공로장, 대한민국옥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27회(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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