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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창간호

민주주의는 자치를 기초로

대저 대학은 국가유용의 인물 즉, 지도자적 인물을 양성하는 곳이다. 그런 국가유용의 인물이란 어떤 사람이냐. 물론 누구나 공통하게 취하는 해석으로는 한 사람이 數사람 萬사람의 일을 능히 할만한 인물을 의미하는 것이나 어떤 의미로는 한 사람이 자기 한 사람의 일을 완전하게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완전한 사람이 되는 일은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사람은 권리를 아는 동시에 의무를 알며 자유를 아는 동시에 책임을 알고 개인을 아는 동시에 사회를 알지 아니하면 불가능한 까닭이다. 그러기에 민주주의 전당은 이 완전한 일개인을 기초로 하며 토대로 한 연후에야 비로소 건축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 완전한 개인이란 자기가 자기를 통치할 줄 아는 사람이란 뜻이다.

지금 한국은 천인만인의 사업을 일개인이 능히 할만한 영웅적 인물도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나 일층 간절하게 요구되는 것은 이 완전한 일개인이다. 그러므로 나는 제군들이 위선 대학시대에 있어서 다 각각 자신을 통치하고 자기자신의 할일을 완전하게 이행할 수 있는 인물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서 마지 않는 바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국가유용의 인물이 되는 것이요 또 高大가 高大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대신문 창간호, 1947.11.3
인촌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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